가장 중요한 것 2 – 사우스웨스트 항공과 선택의 문제

가장 중요한 것 찾기

콘텐츠 마케팅을 포함하여 마케팅의 성과를 결정하는 요소는 가장 중요한 것을 찾는 일입니다. 가장 중요한 이라는 것을 찾는 일 자체도 뜻이 많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가장 중요한 고객을 찾아야 하는지,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인지, 특정 마케팅 활동인지, 채널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인지, 이 중 몇 가지 조합을 관통하는 영역인 것인지 이미 경우의 수가 수십 가지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이 가장 중요한 것을 맞게 찾았다면 그 뒤는 이것을 하면 됩니다. 다른 일에 개인과 조직의 역량이 분산되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는 노력만 하면 좋은 성과가 날 확률이 높아집니다. 지난 번 가장 중요한 것 에 대한 글에서 모든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와 모순처럼 보이는 말입니다. 하지만 마케팅의 핵심을 관통하는 요소를 찾으면 여러가지 복잡한 것들을 이 맥락에서 파악하고 배치하여 필요한 활동을 조직적으로 수행하기 쉬워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사례로 가장 중요한 것의 개념과 찾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화제였던 이유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다른 항공사들이 고전할 때도 좋은 성과를 내며 관심과 화제를 받았습니다. 짐 콜린스 같은 사람들을 포함, 여러 소위 경영 전문가나 전략가들은 이 이유를 다양하고 길게 분석합니다.
저는 그런 이야기들을 한 번씩 보긴 하지만 잘 와닿진 않습니다. 매일 쏟아져 나오는 기업의 성공 스토리나 경영학과 케이스 스터리 등도 (저에게는) 도움되는 말이 별로 없었습니다.
이런 내용을 이야기하는 분들의 능력이 부족해서인 것 같진 않습니다. 사우스웨스트의 경우 단 한 가지만을 했을 뿐인데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서비스업에서는 이것이 영업의 원동력 때문인 듯합니다.

사우스웨스트의 가장 중요한 것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방식은 저가항공사(LCC)라는 하나의 시장이 될 정도로 간단하고 흔한 얘기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저가는 승객 입장이 아니라 항공사 입장의 비용 입니다. 그리고 이 비용도 좀 더 구체적으로 구분됩니다.
어쨌든 여러가지로 포장된 사우스 웨스트의 이야기, 경영자의 에피소드 등을 제외하면 남는 것은 고정비용입니다.

여객 항공업과 고정비용

항공업은 기본적으로 고정비와의 싸움입니다. 비행기에 승객을 가득 태우건 1명만 타건 드는 비용 차이는 얼마 안 납니다. 승객이 적다고 승무원을 줄이거나, 비행을 취소하거나, 공항 이용료를 덜 내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고정비용이 높은 사업은 장단점이 있습니다. 잘 될 때, 즉 매출이 높을 때, 는 매출 증가에 따라 이익 증가폭이 큽니다. 소프트웨어나 게임 사업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소프트웨어나 게임을 개발해놓으면 만 명이 쓸 때와100만명이 쓸 때 비용 차이가 100배가 나진 않습니다. 반대로 요식업이라 하면 기본 재료비가 있기 때문에 100인분과 10,000인분의 비용 차이는 큽니다.
고정비용이 높은 사업은 좋은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높은 고정비용 비율은 양날의 검으로, 잘 될 때는 매출이 조금 늘어도 이익이 많이 늘지만 안 될 때는 매출이 조금 줄 때마다 이익이 급감합니다.
이것을 영업 레버리지라고 합니다. 여객 항공업은 고정비 비중이 높고 영업 레버리지도 높은 사업입니다.

사우스웨스트가 비용에 접근한 방식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언뜻 보기에 여객항공 사업자 중 하나이지만, 항공업의 사업모델을 바꾸었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한대로 고정비용 비중이 높아 변동성이 심한 사업에서 고정비용 비중을 줄이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이에따라 금융위기 등 최악의 상황에서도 경쟁사 대비 월등한 성과를 내며 더 주목받았습니다.
고정비용을 낮추기 위해 다른 항공사들은 안 쓰는 공항을 이용하여 공항 이용료를 줄이고, 기종을 통일하여 항공기 수리 및 유지관리에 드는 인건비와 시간 비용을 줄인 것 등이 예입니다.

선택은 양날의 검

이렇게 고정비용 비중을 줄인 사우스웨스트의 선택은 장단점이 있습니다. 이상한 공항에 내려서 시간을 허비하고 공항에서 시내까지 가는 데 돈을 더 쓰기 싫은 사람들은 사우스웨스트 항공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사우스웨스트는 그런 고객을 일부러 포기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고정비 비중을 줄이기 위해 했던 선택 하나 하나에는 구체적인 결과가 따릅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경기가 나쁘고 어려운 시기에 타격을 덜 받지만, 경기가 좋고 항공업이 호황일 때는 그만큼 혜택도 덜 입습니다.
이것은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입니다. 사업과 마케팅에서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떤 것은 반드시 가져가야 하며, 어떤 것은 포기해야 하는지를 경영자와 구성원들이 이해하는 일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그리고 어렵습니다. 어느정도 이해와 지식의 수준을 넘는다면 인간으로서 어떤 것을 선택하여 다른 것을 버리는 일은 감정적으로 힘듭니다. 이것을 조직 차원에서 하기는 수만 배 힘듭니다.

마케팅과 선택

마케팅에 대해 밸러스트의 잠재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도 비슷한 상황을 많이 겪습니다. 많은 회사와 조직들이 제품이나 서비스의 핵심가치를 규명하는 일, 핵심고객을 규명하는 일, 핵심 활동을 정하는 일을 힘들어합니다. 위의 모든 것을 규명하고 이해했다 해도 선택은 훨씬 힘듭니다. 많은 상황에서 책임, 감정, 신념 의 문제까지 결부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후진 마케팅과 광고는 이렇게 탄생하고, 이것이 꼭 잘못이나 문제는 아닙니다.
원래 마케팅을 잘 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 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고민하고, 선택의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경영진과 마케터는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확률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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