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과 스토리텔링
마케팅에서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꽤 오래전부터 나왔습니다. 마치 브랜드 스토리텔링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것처럼요. 하지만 마찬가지로 마케팅과 스토리텔링의 연관성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하는 자료는 많이 없습니다. 대부분은 해외 광고나 캠페인 사례 중에서 스토리가 재미 있는 것들을 피상적으로 소개하는 수준에 그칩니다. 좀 더 나아가면 훌륭한 기업들의 마케팅 방식을 소개하지만, 마케팅도 스토리텔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소개한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얼마나 중요할까요? 그 전에, 마케팅과 스토리텔링은 무엇일까요?
마케팅 : Market+ing
마케팅은 기업이 시장에서 매출을 내기 위해 행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과 제반 활동입니다. 우리는 시장에서 판매나 매출이 일어나는 상황에만 집중하여 이 때 일어나는 커뮤니케이션만을 마케팅으로 오해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판매 행위 이전과 이후에 여러 행위와 작업이 있고,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차원의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납니다. 저는 이 총체를 마케팅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시 시장
원시적인 상상의 시장을 생각해보세요. 시장에 물건을 들고 나가 자리를 잡고 있으면 그 물건이 필요한 누군가가 나타나서 물건을 사갑니다. 여기서 마케팅은 시장에 물건을 들고 나가서 자리를 잡은 것, 그리고 물건을 사는 사람에게 가격을 이야기하고 설명을 한 것입니다.
현대의 시장
지금의 시장은 위에서 예로 든 원시 시장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심지어 위에서 예로 든 원시 시장도 제가 단순하게 표현했을 뿐, 말처럼 단순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은 어떤 물건이든 시장도 여러 개이고 여러 상황과 시점에 거래가 일어납니다. 고객도 다양하고, 커뮤니케이션 채널도 많습니다. 모든 일에서 변수가 하나 늘어날 때마다 복잡도와 사안의 경우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현대의 시장에서 잘 팔려면 : 설득과 신뢰
시장에서 물건을 잘 팔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은 간단하게 말하면 거래를 위해서 설득을 잘 하는 일입니다. 고객이 ‘이게 나한테 필요하다,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시장의 관점에서는 거래당사자일뿐이지만, 시장과 별개로 존재하는 인간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살 때, 대개는 무의식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신뢰입니다.
우리는 신뢰하지 않는 상대방과 거래하지 않습니다. 가게에서 물 하나를 사 마셔도, 그 물이 안전하다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마케팅과 스토리텔링의 연결고리
이제 마케팅과 스토리텔링의 관계가 좀 더 명확해집니다. 마케팅이 근원적으로 설득과 신뢰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에 스토리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스토리가 대체 무엇이길래 마케팅의 기저와 핵심에 꼭 필요할까요?
스토리는 무엇인가?
이야기는, 좋은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이것도 제 나름의 정의를 해보자면, 이야기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새로운 차원의 의미를 생성하는 정보의 체계적 집합 입니다. 좀 더 풀어보면 이야기는
- 정보가 있어야 하고,
- 정보가 조직적으로 배열되어야 하고,
- 배열된 각각의 조각이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 모든 조건을 갖춰야 하나의 이야기가 됩니다. 좋아하는 소설, 영화, 드라마 등 아무 것이나 하나 떠올려보세요. 모두 인물에 대한 정보와 그 인물들의 행동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시간 순서대로, 혹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시간배열의 변형으로 펼쳐집니다. 이 정보들은 모두 기계 부품처럼 용도가 있고 관계를 갖습니다. 좋아하는 또다른 이야기 하나를 더 떠올려보세요(속편 제외). 그리고 두 이야기가 조각조각 번갈아가며 나온다고 상상해보세요.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요?
마케팅에서 스토리
마케팅에서 스토리텔링은 기업의 가치와 존재 이유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판매하는 제품은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해당 기업이나 브랜드가 왜 존재하는지, 무엇을 위해 매일 시간과 노력과 돈을 들이는지, 그 결과물인 제품이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주고 어떤 도움이 되는지 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업의 가치, 조직의 구성원, 제품, 활동 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유기적으로 조직하고 표현하는 작업이 뒤따릅니다. 그것이 바로 마케팅에서의 스토리입니다.
마케팅의 진화 단계 (프리뷰)
제가 번역한 에픽 콘텐츠 마케팅에서는 ‘콘텐츠 마케팅의 성숙도 단계’를 통해 스토리텔링 수준에 따른 마케팅의 진화 과정을 설명합니다.
풀리지는 이 진화 과정을
콘텐츠 인지 – 오피니언 리더 – 스토리텔러 로 구분하는데, 이 설명이 조금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어 구분을 달리하고 더 자세히 다루려고 합니다.
기업이 마케팅 스토리텔링을 적용하고 활용하는 수준에 따라 나눈 유형은 아래와 같습니다.
- 들러리
- 캠페인 광고주
- 브랜드 미디어
- 스토리텔러
- 위대한 기업
각 항목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2편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