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케팅의 여러차원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
1) 차원의 비가역성
우리는 4차원의 세계에 삽니다. 간단히 차원을 요약하면
- 1차원 – 점과 선
- 2차원 – 면
- 3차원 – 입체
- 4차원 – 입체 + 시간 입니다.
차원을 표현할 때 독특한 점은, 낮은 차원이 높은 차원을 표현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1차원의 세계에서는 2차원을 전혀 생각하지 못합니다. 2차원에서는 3차원의 공간의 존재를 알 수 없습니다. 3차원에서 4차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공간이 시간에 따라 변하는 4차원의 세계에 살고 있어서 4차원을 이해하지만, 다른 차원이 존재하는지 상상도 못 합니다. 하위차원에서는 다 똑같아 보이는 것이 상위차원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합니다. 아래의 그림을 보겠습니다.
그림에서 보듯, 더 낮은 차원의 점(좌표) 하나는 더 높은 차원으로 가면 무한한 선택지(좌표)가 됩니다. 더 높은 차원에서는 더 낮은 차원에서 보이지 않는 수많은 점들이 보입니다. 이렇게 차원을 겹겹이 쌓았을 때만 정확한 좌표가 나옵니다. 마케팅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케팅의 기본 축들을 알고, 이 축들 각각의 어떤 지점에서 무엇을 하는지를 알아야 전체적인 마케팅의 상태를 파악하고 효과 및 효율을 키울 수 있습니다.
2) 입체적 마케팅을 안 할 때의 문제
입체적 마케팅, 혹은 여러 차원을 고려하지 하지 않고 마케팅 활동을 할 때 생기는 문제는 간단합니다. 리스크가 커집니다. 예를 들어,
- 마케팅 예산을 모두 쏟아부어 TV광고를 했는데 물건이나 서비스가 3년 후에 준비되면 어떨까요?
- 신제품을 알리기 위한 런칭 쇼를 아주 잘 했는데 더 자세한 정보를 찾기 힘들면 어떨까요?
- 고객은 이미 구매할 의사가 있는데 영업이나 세일즈 과정에 문제가 있어서 구매를 포기한다면 어떤가요?
이런 비유는 어떨까요? 완벽한 집을 지었는데 그 집에 들어갈 문이 없다면? 아니면 화장실이 없다면? 이런 집에 살 수 있을까요?
너무 극단적인 예를 들긴 했지만, 비슷한 일은 생각보다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조직이든 모든 차원의 마케팅을 완벽히 잘 하지는 못합니다. 전략이나 계획을 아무리 완벽하게 해도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모두 반영하지는 못합니다. 또한 마케팅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일이기 때문에 실행에서 여러 변수가 생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케팅을 진행할 때, 그것이 캠페인이든 단기, 중장기 계획이든, 그 마케팅 활동이 어느 차원에서 일어나는 일인지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 차원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굳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저희가 만나보는 수많은 잠재고객 대부분이 이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받은 경험이 많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 이야기하는 마케팅의 차원은 저희 나름의 정의일뿐이며, 21세기 초중반인 현재의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된다고 생각하는 구분법입니다. 그리고 조직마다, 분야마다 차원의 정의가 다를 수 있습니다.
2. 마케팅의 세 가지 차원
현대 마케팅의 세 가지 차원은
- 광고 홍보
-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
- 이벤트
입니다.
이 세 차원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항상 같이 생각해야 합니다. 한 차원을 나머지 두 차원과의 관계 속에서 고려하고 마케팅 활동을 계획/실행할 때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간단한 예를 들면, 인지도가 높으면 SEO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벤트를 통해서는 고객의 구매여정, 니즈 등을 더 섬세하게 알 수 있고 향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한 관계를 시작하기 좋습니다. 세부적인 경우의 수는 너무 많기 때문에 이 정도만 언급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차원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광고홍보
광고 홍보의 기본 개념은 남의 매체를 빌려 내 얘기를 전하는 것입니다. 광고 홍보는 1부에서 이야기한 인터넷 이전의 마케팅에 구글과 페이스북으로 대변할 수 있는 디지털 광고를 합한 것입니다. 당연히 매우 크고, 매우 중요한 차원입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연간 600조원이 오가는 시장입니다. 이 중 TV_라디오_신문 등 전통 매체의 비중이 1/3, 디지털과 모바일이 2/3 정도 입니다. 홍보 역시 전체 시장규모는 수십조 원 정도 됩니다. 돈으로 따지면 큰 비중은 아니지만, 실제 마케팅 활동에서 홍보가 무형의 힘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사실 제가 광고와 홍보에 대해 뭘 더 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네, 여러분이 아는 바로 그것입니다. TV광고, 잡지광고, 옥외광고, 네이버 광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광고 등입니다.
광고 홍보에 대해 분명한 사실(이라고 제가 생각하는 것)은
- 시장이 크며, 없으면 마케팅이 불가능하거나 매우 힘들다.
- 예전에는 광고 홍보가 거의 전부였다.
- 우리 모두는 광고를 싫어한다.
- 아마 갈수록 더 싫어할 것이다.
입니다.
제가 광고에 대해 부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다만 광고를 전달하는 기술은 엄청나게 변했한 데 비해 광고를 만들고 배포하고 소비하는 방식 50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이 신기합니다.
광고 홍보에 대해 더 이야기하려면 매체환경 변화와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을 함께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2020년에 광고홍보에 접근해야 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뒤에서 함께 다루겠습니다.
2)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
여기서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은 디지털 상의 고유매체(웹사이트)를 기반으로 잠재고객에게 다양한 구매단계에 필요한 정보와 콘텐츠를 제공하여 구매까지 이루어지게 하는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 를 뜻합니다. 즉 기업이나 조직이 예전보다 외부 매체와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도 마케팅을 잘 하는 방법이 생긴 것입니다.
콘텐츠 마케팅의 사례와 형태에 대해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 글로벌 기업들의 콘텐츠 마케팅 case study
밸러스트의 콘텐츠 마케팅 사례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면 매체환경변화에 대해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밀레니엄 이후 매체환경변화와 광고홍보의 영향력
광고 홍보의 한계, 혹은 다른 차원에 대해 더 신경쓰게 된 계기는 디지털 기기의 보급과 매체 환경 변화 입니다. 2000년 이전까지는 인기있는 TV 드라마의 시청률이 50%에 육박했습니다. 그 드라마 시간에 광고를 집행하는 일은 전국민의 대략 50% 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기회를 사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퍼지고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인기 드라마의 기대 시청률이 떨어진 만큼 전통적인 광고 홍보의 영향력도 줄었습니다. 그러면 구글과 페이스북 광고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전통적인 영역을 차지하면서 이것을 롱테일 차원에서 독/과점한 것입니다. 50억명의 검색어나 소셜미디어 피드 각각은 모두 다르지만, 구글(혹은 네이버, 얀덱스,바이두)로 검색을 하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수시로 체크하며, 유튜브를 하염없이 봅니다.
그러면 영향력이 줄어들 이유가 없는 것 아닌가? 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어차피 광고가 끌어모으는 사람 수는 똑같은 것 아닌가요? 여기에
- 미디어 소비 시간은 갈수록 증가하고,
- 데이터와 알고리듬으로 개인에게 더 맞춤형으로 광고가 노출되니
광고홍보의 힘과 영향력은 전체적으로 보면 마찬가지 아닌가요?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요? 답은 당연히 “아니오”입니다. 아마 유튜브에서 광고를 한 번도 안 넘겨본 사람이라면 “그렇다”라고 대답해도 될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이상한 점이 생깁니다. 영향력은 줄었는데 광고홍보 산업 전반이 고속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제가 다 알지도 못하고, 제가 아는 한에서도 너무 긴 얘기입니다. 간단하게는 디지털의 성장 이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에 대해 중요하게 짚고 싶은 것이 바로 이 광고홍보 라는 차원의 간극 입니다.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이라는 필연
광고홍보가 산업으로서 갖는 영향력과 개개인에게 매체-인간 차원에서 갖는 영향력의 차이가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의 영역 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이론적으로는 누구든 쉽게 매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광고보다 훨씬 강력하고, 섬세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잠재고객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 마케팅이라는 필연이 쉽게 현실이 되지 않는 이유
물론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고유매체를 제대로 구축하는 데는 뛰어난 조직에게 운까지 따라도 6개월 이상은 걸립니다. 반면 새로운 디지털 매체 환경에 광고를 올리면 곧바로 “노출”이 됩니다. 또한 콘텐츠 마케팅이라는 말이 유행하지만, 광고가 아니면서 마케팅을 위한 콘텐츠를 만든다는 개념 자체가 대부분에게는 생소하고 어렵습니다. 여기에 경영상의 여러 상황 및 조직 문제 등으로 인해 마케팅은 즉각보상 위주의 악순환 게임이 됩니다.
즉각보상에 의존하게 되면 장기적이고 의미 있는 일은 이루지 못합니다.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기준은 즉각보상에 저항할 수 있는지 없는지 입니다.
즉각보상의 문제와 폐해에 대한 내용은 링크의 영상과 영상에 대한 설명에서 다룹니다. 미루고 딴짓하는 습관: 이유와 해결책 (1편)
게다가 고유매체와 콘텐츠 마케팅 프로세스 구축이라는 어렵고 고된 벽 앞에, 진화된 광고매체가 나타납니다. 여러 소셜 미디어와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이런 플랫폼들 중 어찌저찌 네트워크 효과를 누리고 널리 퍼지게 된 것들은 강력한 광고매체의 기능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여러 이유로 고유매체 구축이 어려운 기업과 조직들도 이런 플랫폼에서 마케팅 활동을 시도합니다. 마케팅 활동을 외부 플랫폼에 의존해서 하게 되는 일은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의 계약과 비슷하지만, 역시 즉각보상의 유혹을 떨치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은 현재 마케팅의 차원 중 가장 중요한 차원입니다. 과거에 광고 홍보가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축이었듯이요. 세 가지 차원의 관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광고홍보나 이벤트를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을 강화하고 확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이 무엇인지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거나 앞서 이야기한 내용에 대한 보충 설명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콘텐츠 마케팅의 정의 – 7가지 질문으로 알아보는 콘텐츠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을 해야하는 이유 – 월셋집에 내 돈 들여 리모델링 공사를 하나요?
3) 이벤트
우리는 매체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만큼 매체 없는 대면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합니다. 또한 통신과 매체가 발달한만큼 교통도 발달하면서 먼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일도 더 많아졌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벤트는 영업(세일즈)을 제외한 마케팅에서의 대면 커뮤니케이션을 뜻합니다. 예를 들면 컨퍼런스, 마케팅을 위한 다양한 행사 등 입니다. 컨퍼런스나 박람회 부스 참석 이상으로는 상상이 잘 안된다면 배달의 민족에서 하는 치믈리에 행사나 피크닉 행사 등을 떠올려보면 되겠습니다. 배달의 민족 정도로 유명한 이벤트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기업과 조직은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진행합니다. 이런 이벤트도 마케팅의 다른 차원과 연관지어 진행하는지, 아니면 관성적으로, 회사에 대해 \’뭔가를 알린다\’는 수준으로 접근하는지에 따라 내용과 결과가 매우 달라집니다.
3. 콘텐츠 마케팅-광고홍보-이벤트의 빅 픽처
앞서 길게 이야기했듯, 마케팅의 세 가지 차원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연결을 잘 이해하고 고려해서 계획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여력이 안 될 때는 중요하고 해결해야 할 순서에 맞춰 일정과 예산을 잡고 실행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기업이나 조직들이 겪는 많은 문제는
- 마케팅의 여러 차원을 통합적으로 고려하지 않는 것
- 즉각보상의 악순환 고리에서 우선순위를 잘못 파악하고 있는 것 입니다.
여기에서 좀 더 안타까운 것은 큰 회사, 마케팅 예산이 넉넉한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의 불균형입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시간이 갈수록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은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내재화하기 어렵긴 하지만, 예산의 한계가 있습니다. 즉 마케팅 예산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방만하고 기괴한 형태일지라도 콘텐츠 마케팅의 영역이 어느정도는 커버됩니다.
문제는 예산이 넉넉하지 못한 99%의 회사입니다. 많은 기업과 조직들이 2020년 현재 \’누구나 적은 돈으로 광고를 할 수 있게\’ 해주는 디지털 플랫폼에 콘텐츠를 올리고 광고비를 지출하는 것이 마케팅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원의 상당 부분을 여기에 할애하느라 정작 필요하고 중요한 것들은 하지 못한 채 성장의 기회를 놓칩니다.
콘텐츠 마케팅-광고홍보-이벤트의 관계 마케팅의 세 가지 차원이 연결되는 방식은 아래와 같으며, 각각에 대한 설명은 사족이라고 생각하여 하지 않습니다.
물론 현실과 이상은 다르기 때문에, 기업이나 상황에 따라 위의 관계가 잘 체감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원래 세상은 그렇게 천천히, 자각하지 못한 채 바뀝니다.
3부에서는 위 세가지 차원에 동일하게 작용하는 힘, 달리 말해 마케팅의 세 가지 차원의 기본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각 차원에 적용했을 때의 예를 듭니다.